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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와전서 악학습령 [甁窩全書 樂學拾零] - 해제

G002+AKS-AA55_55023_000 [1] 1728년(영조 4)부터 1733년(영조 9) 사이에 이형상(李衡祥)이 편찬한 것으로 보이는 가집(歌集)으로, 1권 1책의 사본이며 표지와 서문이 결손되었고, 뒷면의 표지도 없다. 현재 전하는 총 장수는 107장이며, 매장 30행으로, 위아래 여백은 약 2㎝이다. 각 면은 15행, 1행 25자 내외이며, 수록된 각 시조 작품의 첫 자는 올려 썼다. 이 책의 서명과 관련하여 편자 이형상의 자필 저서목록에 있는 ‘악학습령’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이형상의 10대손인 이수철(李秀哲)이 소장하고 있는 이 책을 심재완(沈載完)의 「교주역대시조전서(校註歷代時調全書)」에서 가칭 ‘병와가곡집’이라고 한 것이 통용되어 국문학계에서는 이 이름으로 통용되고 있다. 이 밖에도 ‘여중악(與衆樂)’·‘이씨본 청구영언(李氏本靑丘永言)’ 등의 다양한 이름으로 알려지기도 하였다. 편저자 이형상은 조선 후기의 문신으로 본관은 전주(全州)이며, 자는 중옥(仲玉), 호는 병와(甁窩) 또는 순옹(順翁)이다. 효령대군(孝寧大君)의 10대손으로 1677년(숙종 3) 사마시에 합격, 1680년(숙종 6) 별시 문과에 병과로 급제하였다. 호조좌랑·성주목사·동래부사·경주부윤·제주목사 등을 거치며 목민관으로서 학문을 진흥시키고 풍속의 교화와 생활 개선에 힘썼다. 그 뒤 영광군수로 부임하였으나 사임하고, 영천(永川)의 호연정(浩然亭)에서 학문과 후학 양성에 정진하였다. 1735년 영천의 성남서원(城南書院)에 제향되었고, 1796년(정조 20) 청백리에 올랐다. 저서로는 문집인 「병와집」 18권을 비롯하여 「둔서록(遯筮錄)」·「강도지(江都志)」·「아악편고(雅樂便考)」 등 수십 권이 있다. 이 책의 편찬 연대는 병와연보에 따르면 1713년(숙종 39)으로 되어 있으나, 이 책에 실린 시조작품 중에 영조(英祖) 때 사람인 조윤형(曺允亨, 1725-1799)과 조명이(趙明履, 1697-1756)의 작품이 나오는 점과 각 곡목마다 끝에 이정보(李鼎輔, 1693-1766)의 작품이 수록된 점 등으로 인하여, 이 책의 편찬연대를 「해동가요(海東歌謠)」보다 늦은 정조(正祖)무렵으로 보기도 한다. 특히 이 책을 필사한 필적(筆跡)이 이형상의 것과 다른 두서너 사람의 것으로 되어 있어, 숙종(肅宗) 말에 이형상이 쓴 초고본(草稿本)에다 나중에 두서너 사람이 가필하여 정조 때에 완성하였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존하는 목록 이전의 몇몇 장은 마치 악보의 목록을 연상케 하는데, 이 부분에 기록된 악곡명은 ‘平調數大葉·羽調數大葉·平界數大葉·羽界數大葉·平界北殿·羽界北殿·羽界靈山會像(靈山甲彈·靈山還入·靈山除指·大絃還入·羽界打量曲)·羽界步虛詞八篇·中還入·小還入·與民樂十章·樂時調’ 등이며, 이후에 오음도(五音圖)·음절도(音節圖) 등의 항목명이 보이고, 다음 면에 금(琴)에 관한 기록이 이어진다. 이 부분에서 주목되는 점은 양덕수(梁德壽)의 「양금신보(梁琴新譜)」를 ‘古調’로, 김성기(金聖器)의 「어은유보(漁隱遺譜)」를 ‘時調’로 보아, 17세기의 음악과 18세기의 음악을 구분한 점이다. 따라서 여기서 ‘時調’라 한 것은 악곡이나 문학의 장르를 지칭하는 것이 아니라 이 책이 편찬되던 18세기의 음악을 가리키는 것이다. 또한 이 책의 권수(卷首)부분에서 주목되는 점은 “歌與樂一也 治歌者 不可不知琴 故以琴譜所載及平日聞知者 錄之卷首”라는 구절이다. 가집의 책머리에 음악에 대한 내용을 비중 있게 취급한 편자의 편찬의식을 보여주는 이 부분에 제시된 악곡명을 살펴보면 「한금신보(韓琴新譜, 1724)」 보다 조금 늦은 시기, 「어은보(漁隱譜, 1779)」와 거의 동시대의 거문고악보를 참조하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어지는 목록은 이 가집에 수록된 시조 작품의 작자를 소개한 것으로, 왕과 왕족을 맨 처음에 소개하고, 나머지 작가는 연대순으 로 기록하였다. 본문은 13조목으로 구성되는데, 악곡별로 배열하고 해당되는 시조 작품을 수록하였다. 악곡별 순서는 초중대엽(初中大葉)·이중대엽(二中大葉)·삼중대엽(三中大葉)·북전(北殿)·이북전(二北殿)·초삭대엽(初數大葉)·이삭대엽(二數大葉)·삼삭대엽(三數大葉)·삭대엽(數大葉)·소용(騷聳)·만횡(蔓橫)·낙희조(樂戱調)·편삭대엽(編數大葉)등이며, 각 악곡명 아래에는 해당 노래의 풍도형용(風度形容)을 적어 놓았다. 수록된 작품 수는 총 1,109수로 작가가 밝혀진 작품이 595수이며 작가를 알 수 없는 작품이 514수이다. 수록된 작품의 수에서 본다면 역대 가집 가운데 가장 많은 작품을 수록한 가집이다. 한편 수록된 작품의 실제 작가의 수는 172명인데, 목록 항에는 175명으로 되어 있다. 이 책은 다른 가집에 비하여 삭대엽과 낙희조 항목이 새롭게 들어 있는 점이 특징이다. 또한, 「진본청구영언」과 「해동가요」가 초중대엽부터 삼중대엽까지 각각 1수의 작품만을 수록하고 있는데 비하여, 이 책에서는 초중대엽에 7수, 이중대엽에 5수, 삼중대엽에 5수를 싣고 있다. 이 책의 작품 배열은 「진본 청구영언」과 비슷하고, 작가부분을 중요하게 다루는 점은 「해동가요」와 닮았다는 점은 이 책이 두 가집의 장점을 취하여 편집하였음을 알 수 있게 한다. 또한 이 책에서만 발견되는 14명의 시조작가와 42수의 시조작품을 수록하고 있다는 점에서 중요성이 인정되는 가집이다.